에디토리얼

봄의 시작

어떻게 살고 싶냐는 질문에 ‘계절을 마중하며 살고 싶다”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. 우수수 떨어진 꽃잎을 허망하게 보며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기 보다 한 걸음 앞서 새 계절을 반길 줄 아는 여유를 갖고 싶다는 의미인데요.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얼굴에 드리우는 햇살을 오래 느껴보기도 하고, 미지근한 햇빛 아래서 빨래를 탁탁 털어 말려보기도 하고, 목적지 없이 긴 산책에 나설 수도 있는 건 오직 봄이기에 가능한 일이 잖아요. 유독 짧은 봄이니 만큼 겨우내 멀어졌던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꺼내려 보려 합니다. 청자켓도 트렌치코트도 단 몇 주만 가능한 룩이죠. 우리에게 남은 봄을 세어보세요. 50번 남짓이라고 생각하면 매 계절을 더 극진하게 대접하고 싶어집니다. 봄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. 지난 봄 보다는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, 누구의 뜻도 아닌 나의 뜻으로 행복해지겠다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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